비긴 어게인(Begin Again. Can a song save your life?)

 

최근들어 옆에 있는 사람 덕분에 고맙게도 일주일에 한편 씩 영화를 보고 있다.

 

그 중 바로 어제 관람을 하게 된 비긴 어게인..

현재 각 차트 순위에 영화의 전 OST 리스트가 오르내리며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이다. 

나 같은 경우 감독이 원스 감독인 것. 원스와 같이 음악이란 소재가 주가되는 영화인 것. 네이버 평점이 9점이 넘는 것. 이 세가지 이유만으로 주연배우, 내용 등은 하나도 찾아보지 않고 예매 후 영화관으로 향하게 되었다. (사실 키이라 나이틀리가 출연하는 건 어디선가 들어서 알고 있었음..)

 

 

 

아래 카테고리 별로 내가 느꼈던 영화의 재미요소를 정리 해본다.

2번 부터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다.

 

 

 

1. 캐스팅

 

 첫 장면 시작하자 마자 가장 놀랐던 것은 어벤저스의 헐크 마크 러팔로(댄 역)가 주연으로 출현을 한다는 부분이 었다.

그리고 마룬5의 애덤 리바인(데이브 역) 이라는 의외의 캐스팅.... (목소리를 들으면서 애덤 리바인 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뭔가 영화에서 너무 다른 이미지로 출연하여 계속 내 생각을 의심함..)

 

결론적으로 마크 러팔로는 투박한 캐릭터를 섬세한 연기로 표현하며 헐크를 전혀 생각나지 않게 했고 애덤 리바인의 목소리는 세련된 뉴욕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이 영화에, 그리고 전반적으로 감성적인 Pop느낌의 OST에 딱 맞는 옷같이 어울렸던 것 같다.

 

키이라 나이틀리(그레타 역)의 경우, 캐리비안의 해적과 러브엑츄얼리를 거쳐 라스트 나잇 까지에서 본 모습보다 한층 여유로워진 분위기가 보기 좋았던 것 같다. 깊이가 있어졌다는 느낌? 하지만 배역 때문인지 예전의 사랑스럽다... 느꼈던 모습은 많이 사라진듯.. 그리고 키이라 나이틀리의 목소리가 이렇게 매력적인 지는 처음 알게 되었다. 

(데이브에게 선물로  Lost Stars를 불러줄 때 그 목소리는 정말 많은 여운이 남음)

 

헤일리 스테인펠트 (바이올렛 역) 라는 배우는 처음 알게 되었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의 얼굴이라 눈이 매우 즐거웠음. 

 

 

 

2. 내용


이 영화의 전반적인 내용을 요약하자면, 실패하고 상처 입은 사람들이 음악을 통해 자신을 치유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물들이 듯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사랑에 실패한 그레타는 노래를 부르며 자신을 변화시킴으로서, 변심한 연인인 데이브에게 자신의 실수를 깨닫게 한다.

일과 가정에서 실패하고 폐인의 삶을 살던 댄 또한 음악을 통해, 잃어버렸던 가정의 행복과 잊어버렸던 자신의 열정을 되찾게 된다. (직장에서는 결국 다시 해고되는 듯 했지만? 불행해 보이지는 않았던 댄의 모습....)

그 둘은 함께 동업을 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의 삶에 관여하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심어주고, 그것은 음악이 매개체가 되어 두 사람 뿐 아니라 주변사람들 까지 변화를 시킨다는 내용이다.

(자신의 꿈과 다르게 의미 없던 삶을 살던 스티브와 세션들 까지도..)

 

영화의 마지막에 그레타는 데이브의 공연에 가서 선물했던 자신의 곡을 들으며, 한편으로는 보기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오직 한사람만을 위해 만들었던 곡이 변질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지는 것에 대한 슬픔에, 공연을 다 관람하지 못하게 뛰쳐나오게 된다.. 하지만 그런 감정들을 자전거를 타고 뉴욕의 거리를 거닐며 모두 훌훌 털어버리는 모습까지.. (그레타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오히려 현실감정에 가깝고....사실적으로 느껴졌다.)

뻔하게 연인이 돌아오고 모두가 행복해지는 전형적인 해피 엔딩이 아니라 더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가장 명장면이라 생각하는 부분은, 댄과 그레타가 이어폰 분배기를 통해 같은 노래를 듣고 지금까지의 인생을 공유하며 뉴욕거리를 걷는 장면이다.

이 장면을 보자마자, 2009년에 혼자 다녀온 뉴욕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과 함께, 꼭 연인과 함께 똑같이 해보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거기에 댄의 명대사가 이어지며, 이 영화의 평범했던 장면들 하나하나를 모두 특별하게 만들어 주어 잔잔한 감동을 느꼈던 것 같다.

 

That's What I love about music. All these banalities suddenly turn into beautiful pearls.

"난 이래서 음악이 좋아. 지극히 따분한 일상들이 어느 순간 갑자기 아름다운 진주처럼 빛나거든"

 

 

 

 

 

3. 음악

 

비긴 어게인의 OST 목록은 각 곡의 Mix version 포함 16곡이다.

전반적으로 듣기 불편하지 않은 편하고 감성적인 곡으로 이루어져 있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게 될 듯 하다.

호불호에 따라 모두가 다르겠지만 본인의 경우 대표적으로 기억에 남는 곡이,

 

 1. 그레타가 데이브에게 선물로 불러준 후 데이브가 자신의 콘서트에서 부르게 되는 Lost stars.

 2. 그레타가 완벽하게 이별을 고하기 위해 친구 스티브와 작업한 Like a fool.

 3. 초반 펍에서 그레타가 친구 스티브의 권유로 부르게 되는 A step you can't take back

     (댄이 마음속으로 편곡을 하는 곡)

 

정도가 있는 것 같다.

 

Lost stars 라는 곡은 두 배우의 버전이 다른 느낌으로 다가와서 더 기억에 남는다.

그레타가 부른 버전은 연인에 대한 설레임과 기쁨이 느껴져 달콤하게 들리는 곡인 반면 데이브가 부른 버전에는 짙은 후회와 다시 연인과 같이 서있고 싶으나 그럴 수 없는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Like a fool의 경우 연인에게 배신을 당하여 이별을 고하는 그레타는 마음을 정리한 후, 오히려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곡을 부르는 반면 그 곡을 듣는 데이브는 고민과 혼란속에서 마음이 무거워지는 모습이 인상 깊었는데, 현실속 연인 관계도 다를게 없는 모습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A step you can't take back을 부르는 장면은 총 두번에 걸쳐서 영화에 표현된다. 영화가 처음 시작할 때 관객이 바라보는 입장에서 한번, 추후 댄의 관점에서 동일한 시간에 그 음악을 들었을 때, 한번...

두번째 댄의 관점에서 그 음악을 들을 때, 댄이 마음속으로 편곡을 하며 곡에 날개를 달아 줬을때.. 큰 감동을 받았는데....​(특히 처음에 피아노가 혼자 움직일 때의 그 즐거움이란!)

 

그 부분이 특히 기억에 남는 이유는 첫장면에서 아무런 배경 설명없이 들었던 그 가사들이 사실은 댄과 그레타의 현재를 대변하고 있었기 때문에다.

데이브와 이별 직후의 그레타와 ,가족과 떨어지고, 직장에서도 쫓겨난 상황의 댄. 둘다 지하철에서 뛰어내리고 싶을 만큼의 아픔을 느끼고 있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든다.

 

 

 

4. 총평

별 다섯개 만점에 별 다섯개.

 

치밀한 각본이나 화려한 영상, 몇몇 주요 배우의 엄청난 연기력을 감상할 수 있는 영화는 아니지만, 감독과 배우들이 전달하려는 메세지 만으로도, 그 음악 만으로도, 관객들이 마음에 담아갈 수 있는 충분한 여운을 남겨준 것 만으로도 좋은 영화라 생각한다.

무언가 마음속에 영화가 끝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지만, 이후 OST를 들으면서, 뉴욕의 풍경이나 대사, 장면을 곱씹을 수 있는 영화. 

그래서 만족스러운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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